아가미 리뷰 – 한 소년의 슬픈 삶을 그리다.

By: Matthew Bak

목차

큰 기대없이 시작했지만 후회 없었던 소설, < 아가미 >


구병모 작가

또 다시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다.
연휴때 시작된 < 파과 > 이후로 계독처럼 구병모 작가의 책을 연이어서 읽게 되었다.
아가미 까지 3권 정도 한 작가의 책을 읽다보니 그 작가만의 특색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작가의 책에서는 특별히 보이는 패턴이 있다.
바로 ‘상처받은 사람이 그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 위저드 베이커리 >가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내용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장면

한 여성이 다리 위에서 강에 떨어지는 자살 장면으로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첫장면은 소설 전체에 호기심을 주는 아주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아가미 의 첫장면은 만족스러웠다.
초반부를 읽다보면 쟤는 누구지? 왜 저러고 있지? 하는 물음표가 나를 따라다니게 된다.
그런 호기심을 충족하고싶어서 더 몰입하게되고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소 답답함

각 챕터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며 시간대가 휙휙 달라진다.
정신줄을 잘 잡지 못한다면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수많은 물음표를 달고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는 과정이 좀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책을 읽으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더 재미를 느끼게 했던 것 같다.
정보를 제한하는 것 역시 작가가 의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짧지만 여운이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묘하게 남는 여운이 있었다.
채 200쪽이 안되는 짧은 분량의 소설이다.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
마지막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진다.
주인공 ‘곤’이 마치 내 주변 어딘가에서 여전히 헤엄치고 있을 것만 같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묘하게 심금을 울린 책이다.
나에게는 유명한 < 위저드 베이커리 >보다 더 감동적인 책이었다.

번외: 아이에 관한 단상


책의 초반부에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한 아이가 등장한다.
셋방에서 쫒겨나는 등 아버지가 더이상 아이를 양육할 수 없어지자 아이와 함께 동반 자살을 하게 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 과연 나라면 아이와 함께 자살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고나면 혼자 남을 아이를 생각한다면 같이 가는 것이 맞을까?
애초에 아이를 정말 사랑했다면 죽는 것 말고 다른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을까?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별 것 아닌 부분에서 빠져들었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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