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리뷰: 김훈의 문장에 빠져보자

By: Matthew Bak

목차

첫 문장의 임팩트

《 칼의 노래 》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첫 문장이다.
책을 펼치고 가장 처음 만나는 문장은 앞으로 읽을 많은 문장의 많은 것을 결정 짓는다.

적어도 소설에서는 첫문장에 따라서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책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관심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칼의 노래 중

칼의 노래 관련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면 김훈은 위의 첫 문장에서 “꽃은”이 “꽃이”로 바뀌는데 담배 한갑을 태웠다고 한다.
조사 하나에 들이는 노력을 보면 김훈 작가가 어떤 노력으로 문장을 빚어내는 지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첫 문장보다 전에 쓰는 글인 서문을 기가막히게 쓴 책은 위험한 과학책으로, 서문을 읽고나면 책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적인 관심이 충전됨을 느낄 수 있다.

비문학 장르에서는 서문이 소설의 첫 문장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훈을 좋아하게 된 책

‘칼의 노래’는 2001년 발간된 후 100만부 이상 판매되며 이순신 신드롬의 시발점이 된 작품으로 평가 받는 책이다.
나의 어린 시절 김훈 작가를 처음 알게된 책이기도 하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작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과의 첫 만남을 주선해 준 책인 것이다.

1인칭 시점

많은 책이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3인칭 관찰자 시점을 택한다.
이는 작중 상황을 보다 객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김훈은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이 총탄을 맞고 죽을 때까지 약 2년의 시간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보여준다.
그 덕분일까, 책을 읽는동안 마치 내가 이순신 장군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열세인 상황에서 적군과의 대치, 선조의 압박 등의 장면에서는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현장감의 극대화

김훈은 문장은 사실적이다.
작가가 이 문장을 쓸 때 머리속으로 상상한 장면이 내가 작가의 문장을 보고 상상하는 장면과 같다는 확신이 들게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력과 1인칭 시점이 만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마치 이순신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이순신의 어깨 위에서 이순신의 눈으로 임진왜란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현장감이야 말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장감 넘치는 김훈의 최신 소설을 찾는다면 하얼빈을 참고하기 바란다.)

마치며

칼의 노래 라는 이미 너무 유명한 책이다.
그래서 인터넷에 널린 줄거리를 반복하기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을 위주로 포스팅 해보았다.

아주 오래된 책이지만 오래 읽을만한 책이다.
나 말고도 좋아하는 사람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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