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파과 리뷰 – 어느 나이든 여성 킬러 이야기

By: Matthew Bak

목차

구병모 작가를 만나다.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으로 유명한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다.
이 책, 파과 도 나름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 2013년도에 출간된 책을 나는 거의 10년이 지난 2022년에 처음 알게되어 읽었다.

추석 연휴때 읽을 책을 찾다가 만나게 된 책인데, 사실 그 유명한 위저드 베이커리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구병모 작가의 유명세만 얼핏 들어 알고 있을 뿐 사실은 구병모 작가의 책은 파과 가 첫 경험이다.

구병모라는 이름을 보고 남자 작가라고 생각했을 정도니 정말 관심이 없었나보다. ㅎㅎ
(구병모는 필명이고, 본명은 정유경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한명의 이야기 잘하는 작가를 찾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문장을 잘 쓰는 작가가 김훈이라면, 구병모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작가이다.

영화 같은 첫장면

책을 읽을 때 첫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때문인데, 책을 읽은지 좀 지난 지금까지도 그 문장이 표현하고자 하는 장면을 눈앞에 선명히 그릴 수 있다.

파과의 첫장면은 아주 익숙한 배경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며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사람들로 가득한 지하철 환승역에서 한 노파가 50대 남성을 독이 발린 비수로 등을 그어 암살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방금 타겟의 암살을 마치고 뒷수습을 하고 있는 이 노파의 이름은 ‘조각’, 직업은 암살자다.

다소 긴 문장

초반에 책과 라뽀가 형성되기 전의 첫인상은 문장이 구구절절하고 늘어진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는데, 나중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문장이 전혀 거슬리지 않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책이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어서 문장이 더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칼 같이 잘려서 날카롭게 파고드는 김훈의 문장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 문장이었다.

파과의 의미

노인, 여성, 암살자라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함께 이 책의 주의를 끄는 것은 제목이다.
파과는 무슨 뜻일까? 제목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이다.
파과란 크게 특정 나이 또는 처녀성의 상실을 의미하는 단어인 것 같다.

1) 破瓜

깨뜨릴 파(破)에 오이 과(瓜).
사전을 찾아보니 16세의 여성 혹은 64세 혹은 88세의 남성을 의미한다.
瓜를 파자(破字) 하면 숫자 8(八)이 두개가 나오는데 더하면 16, 곱하면 64, 이어 붙이면 88이 나와서 그렇다고 한다.

2) 破果

동음 이의어로 ‘과실 과’ 자를 쓰는 破果가 있는데 이는 상처난 과일 또는 성교 후 처녀막이 터진 여성을 의미한다.
작가 후기에 냉장고에서 발견된 오래되어 썩은 과일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작중 조각 또한 같은 경험을 한다.
작가는 냉장고에서 눌러붙은 과일을 보면서 상처입고 나이든 여성의 모습을 떠올렸던 것 같다.

한 여성의 삶 이야기, NOT 액션

주인공이 암살자라서 그럴까? 멋지게 치고받고 싸우는 내용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한 나이든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다.
버림받고 사랑하고 상실하며 상처 받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 조각 이라는 한 여성의 삶이다.
어떤 인물의 처절한 삶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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