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제 자랑 – 축제 좀 가보셨나요?

By: Matthew Bak

이보다 유쾌할 수 없다, 전국 축제 자랑

전국 각지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에 대해서 단 한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유명 축제를 구경가기도 바빴기 때문에 지역 축제는 정말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전국 축제 자랑 이다.

박태하, 김혼비 작가 부부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경험한 K-축제들의 면면을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또 솔직하게 풀어낸다.

무엇보다 축제에서 있었던 일을 풀어내는 썰풀이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친구에게 여행담을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작가의 말을 듣다보면 함께 신나게 축제 구경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여행지나 국내 유명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넘쳐 흐른다.
하지만 큰 주목 한번 받지 못해도 매년 열리는 지역 축제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전국 축제 자랑 으로 지역 축제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2022년 강릉 단오제 리플렛
2022년 강릉 단오제 리플렛

비효율이 만든 부부의 티키타카.

이 책은 부부가 함께 쓴 책이다. 그런데 집필 방법이 조금 특이하다.
보통 복수의 작가가 한 작품을 쓸 때는 분량을 나누어서 각자 작성한 뒤 합치는 방법을 택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것을 보았더라도 서로 느낀 점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 또한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부득이 박태하 작가 혼자 관람한 젓가락 페스티벌을 제외하고는 김혼비, 박태하 작가가 함께 집필했다.
한명이 초안을 작성하면 다른 한명이 수정하고 또 다시 다른 한명이 수정하는 루프를 반복하며 탄생한 책인 것이다.

정말 비효율적이지만 덕분에 두 작가의 의견이 고루 묻어 있는 책이 탄생했다.
효율을 따지며 글을 썼다가는 이정도로 두 사람의 의견을 하나로 만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부부가 전국 방방 곳곳을 여행하며 함께한 경험을 책으로 뒤늦게나마 함께 따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가족과 함께 전국 곳곳의 축제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졌다.

때로는 신랄하고, 대부분 유쾌한 축제 탐방기

김혼비, 박태하 부부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문장으로만 보면 언어유희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일까? 좋은 느낌을 받은 축제에서는 깔깔거리며 즐기는 모습을, 불쾌한 느낌을 주는 곳에서는 불편한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이런 점이 오히려 더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작가 부부와 함께 전국 축제를 구경하는 기분이 들었다. “강릉에서는 이런 점이 좋았고, 의령에서는 이런 점이 별로였어.”하고 말하는 친구 같달까? 국내 축제를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는데 작가 부부 덕분에 다른 직역의 축제에도 꽤나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은 내가 강릉 단오제와, 청주 젓가락 페스티벌은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읽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책이라니,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책이다.

나에게 변화를 준 또 다른 책은 바로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 라는 책이다.

Leave a Comment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