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단 하나의 눈송이 / 사이토 마리코

By: Matthew Bak

목차

출생부터 흥미로운 책, 단 하나의 눈송이

작가 사이토 마리코 의 단 하나의 눈송이 라는 책은 그 출생부터 흥미롭기 짝이 없다.
책 설명부터 하자면, 이 책은 한국어 시집이고, 작가는 일본인이다.
재일 교포 뭐 이런거 아니고 90년대 한국에 유학을 왔던 사이코 마리토 라는 여성 시인이 직접 한국어로 작성한 시들은 모아서 출판한 책이다.
외국인이 쓴 한국어 시집이라니?! 이 한 문장만 봐도 막 궁금해지지 않나?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구입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해하기가 어렵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집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갸우뚱 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말이지?”하는 생각에 자꾸 읽었던 부분을 읽고 또 읽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읽을 수 있는 문장이지만 그 문장이 말하는 의미를 쉽게 알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막막함이 일본어가 모국어인 사람과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사고 방식의 차이일까?
눈 앞에 무너진 바벨탑의 잔해가 보이는 듯 했다.
아주 흥미롭게 읽고 그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나의 생각은 그야말로 오만이었다.
Nationality의 차이는 내 예상을 뛰어넘는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국적의 차이뿐만 아니라 시대적인 차이도 이해를 어렵게 하는데 일조한다.
이 책 단 하나의 눈송이 에 수록된 시는 90년대 초반 한국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나는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에 어색한 외국인이 하는 무디고 서툰 표현으로 들으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조금은 실망했지만 새로운 배움의 기회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구입한 이 책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이 책과 함께 보낼 재밌는 시간을 너무 기대해서 일까?
책이 이해하기 어려우니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기는 했지만 기분이 안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공간적, 시간적 격리가 서로간의 이해도를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고 공감한다고 생각했던 문장이지만 내가 실제로 경험하니 생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래서 뭐든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나를 안심시킨 출판사의 노력

출판사(봄날의책)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책의 후반부에 시들의 해설을 써놓았다.
반쯤 포기한 상태로 책장을 넘기던 나에게 위안이 되는 발견이었다.
기억에 남는 몇 개의 해설을 읽어 보았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왜 저런 표현을 사용했는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다시 한 번 더 읽어 볼 생각이다.
지금 박혀버린 이미지를 다 날려버리고 깨끗한 관점으로, 뒤에 해설이 있다는 든든한 마음을 가지고 읽는다면 지금보다 더 흥미롭고 세세히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세이인 전국축제자랑과 같이 시집 또한 작가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장르인 것 같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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